미국 여행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미국 입국 심사가 있습니다. 유럽이나 동남아 등 다른 나라라면 대부분 비자문제만 없다면 입국 심사는 형식적으로 지나가지만, 미국은 경우가 조금 다릅니다. 불법 이민을 시도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라는 특성 때문입니다. 아주 흔하진 않아도 간혹 입국이 거부되는 경우도 있고, 의심여부와 관계 없이 무작위로 추가 검문을 진행하기도 하여 신분이 확실한 여행자들도 간혹 따로 불려가서 추가적인 검문을 받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10번 이상의 미국 입국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입국심사를 무사히 통과하는 팁을 소개드립니다.
미국 입국심사 시 유용한 지참 서류
한국 여권으로는 미국 입국 시 여행비자를 받아야 했던 시기가 그리 멀지 않는 과거에 있었습니다. 이 때는 미국 여행비자를 받기 위한 줄이 매일 광화문 미국 대사관을 길게 늘어섰던 때였고, 비자를 거절당하기도, 비자가 있는데도 입국을 거절당하기도 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2008년 부터 한국 여권 소지자는 번거롭고 까다로운 여행비자 대신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는 ESTA로 여행 목적 입국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학이나 상업 목적이 아닌 여행을 목적으로만 가능하지만, 한번 입국에 최대 90일 까지 체류가 허용되기 때문에 여행으로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여행 목적으로는 비자는 필요 없으며, 대신 출국을 최소 3일 정도 앞두고 온라인으로 ESTA 허가를 받아두어야 합니다.
ESTA 승인 확인서
ESTA를 받으면 여행 허가서 형식의 문서를 받게 되는데, 저는 이 문서를 출력하여 가지고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입국 시 제시하라고 요구받은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한국에서 출발 시 항공사에서 보여달라고 하는 경우가 자주 있고, 혹시라도 미국에서 입국심사 시 문제가 있거나 무작위 검문이라도 받게 되면 보여주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반드시 출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여차하면 스마트폰으로 보여줘도 왠만하면 받아주긴 합니다.
왕복 비행기표 E-Ticket
ESTA 승인 문서 보다는 오히려 왕복 비행기표를 요구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는 더 많습니다. 역시 항상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국심사 직원에 따라 요구할 수 있는 사실상 케바케라서 가능하면 인쇄하여 들고있는 것이 편합니다. 정 없다면 이 역시 왠만하면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면 받아주긴 합니다만, 갑자기 찾아서 보여주려다 보면 당혹스러울 수도 있으니 순탄한 입국심사를 위해 인쇄하여 가져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숙박 예약 내역
왕복 비행기표와 마찬가지로 간혹 숙박 예약 내역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역시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면 받아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미리 준비되어 있으면 더 신속하고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겠습니다.
미국 입국심사 시 받는 질문과 대답하는 방법
기본적으로 입국심사는 허가받은 사람이 맞고 허가받은 내용일 일치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주 목적인 만큼 상식을 뛰어넘는(?) 질문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형식적으로 물어보는 질문들이 대부분이고, 심사 직원에 따라서는 주어진 가이드라인 내에서 추가로 질문을 할 수 있는 정도 입니다.
미국 입국심사 질문에서는 불필요한 말 없이 명확하게 질문에 맞는 단어 혹은 문장으로 짧고 간단하게 대답하면 왠만하면 문제없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의 많은 경우가 괜히 더 자세히 설명하려고 했다가 의심을 사는 경우인 만큼 너무 많은 정보를 처음부터 주력고 하기 보다 물어보는 말에만 대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방문 목적 Purpose of Visit
입국 심사에서 한번도 빠지지 않고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미국 입국 목적입니다. 다 알고 있으면서 하는 질문이긴 한데, 정말 간혹 잘못 말해서 번거로워 지는 경우가 발생되기도 합니다. 입국 심사에서의 방문 목적은 크게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여행 Travel
- 사업 Business
- 학업 Study
- 기타 (종교활동 등)
방문 목적을 물어볼 때는 위 목적 중 하나를 듣기 위함이며, 열의 아홉은 'What's your purpose of visit?' 정도로 물어봅니다.
여행 목적이라면 다른말 할 것 없이 'Travel', 'Travelling', 'Trip' 등 한 단어로 대답하면 가장 깔끔합니다. 괜히 복잡하게 이야기하려고 하면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질문과 의심을 받게될 수 있습니다. 명확히 여행이라고 했는데 '아닌거 같은데' 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체류 기간 Duration of Stay
여행 목적으로 입국하는 것을 밝히면 거의 무조건 따라오는 질문 중 하나로 체류 기간이 있습니다. 조금 쉬운 문장을 쓰는 사람은 'How long are you staying?' 정도의 문장으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조금 까탈스러운 사람은 'What is your duration of stay?'와 같은 살짝은 어려운 문장을 쓰기도 합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How long', 'Duration', 'Stay' 의 단어가 있다면 체류 기간을 물어보는 것으로 생각하면 거의 맞습니다.
여기에도 길게 대답할 것 없이 체류하는 기간만 단답하면 됩니다. 열흘이면 'Ten days', 보름이면 'Two weeks'와 같이 단답하면 가장 깔끔합니다. 간혹 얼마나 있는지가 아니라 언제 돌아가는지를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귀국 비행기표 날짜를 말하면 되고, 잘 기억이 안나면 대충 기간으로 말해도 왠만하면 알아듣습니다.
여기서 조금 대답이 부족했거나 심사 지원이 까다로우면 비행기표를 보여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몇번 보여준 적이 있는데, 문제가 된 상황은 아니니 자연스럽게 비행기표를 보여주면 됩니다.
여행 지역 Visiting Cities
여행 목적이라는 것을 밝히면 넷 중 셋은 어디로 가는지를 물어봅니다. 'Where are you going?', 'What cities are you travelling?' 등 가능한 질문은 여러 문장이 있는데, 결국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는 질문인지만 캐치하면 됩니다.
여기도 굳이 길게 말할 것 없이 도시 이름만 말하면 됩니다. LA 면 LA, 뉴욕이면 New York, 둘 다 가면 둘 다 얘기하면 됩니다.
간혹 까다로운 직원은 어디서 숙박하는지 물어볼 수 도 있습니다. 이는 주로 아무렇게나 말해도 모를 정도로 형식적으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서 자세히 얘기할 것 없이 호텔 이름을 말해주면 됩니다. 혹시라도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숙박 예약 내역을 요구할 수도 있는데, 이 역시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이전 미국 방문 여부
항상은 아니지만 종종 전에 미국에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알면서 확인차 물어보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 역시 짧게 Yes/No로 대답하면 됩니다. 높은 확률로 언제 왔었는지를 물어볼 수 있는데, 이 때는 년도와 목적(여행) 두 단어로 대답해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Yes. In 2015 (for) travelling. 이런식으로 대답하면 됩니다.
가지고 온 물건 (feat. 현금, 라면)
한국에서는 입국심사와는 분리하여 세관에서 확인하는 내용인데, 미국에서는 입국심사 시 수하물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가지고 오는 모든 물건에 대해 조사하려는 것은 아니고, 입국 시 반입이 제한된 혹은 신고가 필요한 물품이 있는지를 구두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은 물어보고 없다고 하면 그냥 보내주긴 하는데, 간혈적으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하니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현금 Cash
위험 항목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해당되는 것이 현금과 식품입니다. 현금은 두가지 이유로 나뉘는데, 너무 돈이 없으면 방문 목적을 의심하는 경우가 됩니다. 적어도 예전에는 중요하게 보는 항목 중 하나였는데, 요즘에는 카드 사용을 많이 해서 '나 카드 쓸거라서 현금 없어' 라고 해도 보내줍니다. 저의 경우에도 뉴욕으로 입국할 때 현금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이 질문을 받았는데, 나가서 ATM으로 출금할거라고 대답하니 문제없이 보내줬습니다.
현금이 중요해지는 다른 경우는 너무 많은 현금을 들고왔을 경우 입니다. 탈세 등을 방지하기 위함일텐데,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현금이 대상이라 일반적인 여행자는 대부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혹시라도 물어보면 그냥 가지고 있는 금액을 대충 이야기하면 됩니다.
현금 관련 질문을 받았을 때 주의할 점을 돈을 꺼내서 보여주면 안된다는 점 입니다. 자칫 직원과 돈거래를 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꺼내려고 하면 직원이 꺼내지 말라고 할 것이며, 그냥 말로만 얼마인지 알려주면 됩니다.
식품 Food
의외로 미국 입국 시 가장 많이 걸리는 품목이 식품입니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육류의 반입은 감염병 예방 목적으로 금지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가루로 가공된 육류도 포함됩니다. 즉, 소고기나 돼지고기로 만든 라면스프는 반입 불가한 품목입니다.
한국 여행객이 라면을 잘 들고오는 것을 미국 직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없다고 해도 종종 검사를 하는데, 질문을 받았을 때 있다고 하면 의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서 해당 식품만 주고 나갈 수 있지만, 없다고 했다가 검사해서 걸리면 꽤 많은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왠만하면 라면 등 육류가 들어간 식품은 가져가지 마시고, 가져갔는데 질문을 받았다면 그냥 있다고 하고 주고 오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혹시 가져간 식품에 육류가 없다면 'No Meat' 등의 표현으로 잘 전달하시면 됩니다. 일부 고추장 등에는 육류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뺏길 필요는 없습니다.
간단 정리
미국 입국심사 질문과 대답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았는데, 짧게 정리하면 아래 단어만 외운 후 질문에 맞춰 대답하면 됩니다:
- 여행 목적 - "Travel"
- 체류 기간 - "~ Days"
- 여행지 - (LA, New York 등) 도시 이름
이 세가지만 단답으로 대답하면 왠만하면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소통이 어려운 경우
아주 간혹 질문이 너무 어렵거나 까다로운 사람이 걸려 질문이 많아져 언어장벽으로 인해 소통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미국 여행에 영어실력이 필수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늑들지 말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다가 정 안되면 입국 심사장에 배치된 통역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LA와 같이 한국사람이 많이 가는 큰 도시의 공항에는 왠만하면 한국어 통역이 가능한 직원이 있고, 통역을 요청하는 사람도 꽤 많아서 부담없이 'Interpreter' 혹은 'Translator' 를 요청하면 됩니다. 앞서 요청한 사람이 끝날 때 까지 대기해야할 수는 있지만 그리 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무리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 입국심사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함께, 원활하게 입국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미국은 입국 절차가 상대적으로 까다로울 수 있지만, 필요한 서류를 잘 준비하고 기본적인 질문에 간단하고 명확하게 답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필요한 설명은 자제하고, 필요한 경우 통역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팁들을 참고하셔서, 보다 순조롭고 즐거운 미국 여행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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